angelap1004 2023. 1. 10. 17:14
· 바른 기다림
우리는 어떻게 주님을 기다려야 할까요? 뭔가 혹은 누군가를 기다려 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기다림에는 기쁨과 설렘도 있지만 조바심과 두려움, 더 나아가 쓸쓸함도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은 그 장소를 떠날 수도 없습니다. 길이 엇갈리면 안 되니까요. 어떤 의미에서 기다림은 우리에게서 자유를 앗아갑니다. 그런데 그 부자유가 싫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기다림의 대상이 가져올 기쁨과 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해 한용운은 ‘복종’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이 이러해야 합니다. 주님을 마음 깊은 곳에 모실 때 우리 삶이 든든해집니다. 허망한 열정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연한 기다림은 우리 영혼을 파리하게 만듭니다.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소설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의 작중인물인 대령은 날마다 항구로 나가서 뭍으로부터 오는 소식을 기다립니다. 그는 15년 동안 군인 연금 수령 대상자가 되었다는 전갈을 기다리지만, 그 기다림은 번번이 실망으로 끝나고 맙니다. 대령은 쓸쓸하게 발걸음을 돌리다가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수탉을 보고 혼잣소리처럼 말합니다. “친구, 인생은 쓸쓸한 거라네.”
우리의 기다림은 이런 것이 아닙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이들은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은 무엇일까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일입니다. 주님이 병든 이들을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고, 죄인들의 벗이 되신 것은 이 한 가지 목표로 수렴됩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이들은 생명이 함부로 유린되는 현실에 저항해야 합니다. 생명을 살리고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는 늘 ‘그리스도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줄기에서 잘린 가지에는 열매가 맺히지 않는 법입니다. 주님과 접속되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생명과 평화라는 열매를 맺게 됩니다. 주님 안에 있는 이들은 모든 것이 풍족하다고 느낍니다.

출처: http://www.sehsungm.org/portfolio-item/%EC%A3%BC%EB%8B%98%EC%9D%84-%EA%B8%B0%EB%8B%A4%EB%A6%AC%EB%8A%94-%EC%82%AC%EB%9E%8C%EB%93%A4/


기다림에 대한 고찰

기다린다는 것은 마냥 아무생각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그 기다리는 대상, 기다리는 이유, 기다림의 목적을 마음에 계속 품고 있는 상태. 그리고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사람이 아무 준비도 없이 다른 일 하다가 갑자기 기다리던 사람이 나타났다면 그건 기다렸다고 보기가 힘들 것이다. 그저 다른 생각을 하며 시간을 흘려보는 것에 불과할 뿐.

올바른 기다림은 그 기다리는 행위를 위한 "준비"를 내포한다.

가령 미국에 계신 아버지께서 중요한 소포를 보내셨다고 일주일만 기다리라고 한다면 어떨까? 가족들은 그 소포가 도착할 날짜를 표시해놓고 그 날짜가 다되어갈 때쯤에 그 소포를 받을 사람이 집에 있을 수 있도록 약속을 하고, 집에 있는 사람은 도어벨을 놓치지 않으려고 온통신경을 쓰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안 오면 현관문을 살피고, 우편함을 살피고, 그리고 필요에 따라 경비원 아저씨께도 여쭐 것이다.

이런 Alert한 상태. 정신이 초롱초롱한 깨어있는 상태. 무언가를 경계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

"너희는 깨어있으라"

기다리는 대상, 그 목적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준비함. 그리고 부족한 것은 없는지 돌아보고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준비해놓고 기다리는 상태가 "성실한 기다림"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기다림을 부탁하는 쪽에서 부탁한 것을 하나도 기억하지 않고 아무런 생각 없이 부탁받은 일을 하나도 수행해놓지 않았다면 어떨까? 그 기다림의 대상이 도착했을 때 실망이 있을 것이고, 준비안한 사람은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의 천국 비유 중에서 먼길을 다녀온 왕이 아무장사도 하지 않는 종을 보고 '게으르고 악한 종'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

위 사이트의 저자의 말처럼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성도들은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말씀을 들으려면 부탁하신 일을 성실하게 하면서 주님의 오심을 기다려야할 것이다. 나는 위 저자의 말 중에서 우리가 '삶을 풍성하게 하는 일'을 하면서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렇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성령님을 통해 우리의 삶이 영적으로 풍성해지고, 나아가서 주변의 힘없고 연약한 영혼들에게도 사랑과 도움을 주면서 지내는 것. 그렇게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 그것이 하나님의 일이 아닐까.

 

그냥 단순히 봉사를 많이 하는 개념이 아니다. 더 깊은 차원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들도 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이 어떤 것이 있을까?

 

분량이 많아서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